일찍 일어나는 직장인 도시락을 만듭니다. 왜냐하면, 사먹는 밥이 썩 맘에 들지 않기도 하고 가격이 너무 비싸기도 합니다. 간편한건 있지만 엄청 맛있다 라는 느낌은 잘 가지고 있지 않기에 개인적으로는 도시락을 선호합니다. 혼자 살다가 보니, 도시락을 쌀수 있는 메뉴는 몇가지로 정해져있습니다.저는 그중 하나가 보끔밥과 스파게티입니다. 이전에 비슷한 내용으로 썼던것 같은데 간편하고 좋습니다.
어제는 알레르기 때문에 도시락을 안에서 얼굴 내놓고 먹을 수가 없어서 만들어 가지 못했습니다,
밥을 사먹는게 그닥 내키지가 않는다. 사서 먹는게 편하다면 편하지만, 가서 먹는 시간이 왔다 갔다 하는 이동시간이나 움직임이 많고 짧은 점심 시간에 나돌아 다니는게 싫어서 도시락을 싸가면 그런 점에서 벗어나는 것 같아서 좋다. 근데.. 막상 집에서 비슷한 시간을 써가면서 힘과 시간을 소비하는거 보면 그렇게 효율적인것 같지는 않지만, 혼자서 준비하고 요리하는 시간이 훨씬 나은 기분이다.
어릴땐 마냥 부모님이 싸주시는 도시락을 먹었고, 고등학교에는 급식을 먹었다. 그럴때는 이런 번거로움과 내가 해야하는 일들에 대한 중요함과 소중함을 알지 못 했던것 같은데 말이다.
이렇게 내가 먹을 도시락을 싸다가, 옛 추억에 잠기면서 기억이 오버랩 되어서 그리워하는건 어쩔수 없는 사람의 심리인것 같기도 하다.
전자렌지에 돌려 먹을 수 있는 4개, 팩키지 구성의 나시고랭을 샀다. 그냥 이거 한개만 먹으면 너무 짜서, 햇반 하나를 추가해서 양을 더 많이 하고 간도 내 수준에 맞게 짠맛을 덜어내었다. 토핑을 좀 추가하고 싶어서, 댤걀,소세지를 샀다. 아무래도 햇반이 하나 들어가다 보니 너무 간이 심심해지는 것 같아서, 집에 있는 연두와 후추를 추가로 뿌렸다. 깨를 한통을 샀었는데, 한번 뿌려먹고는 잘 안먹게 되서 요리만 하면 뭐만 하면 그냥 음식에다가 뿌려댄다. 맛있어 보이는데 맛의 큰 차이는 잘 모르겠다.
마땅한 도시락 통이 없어서 집에 반찬통으로 쓰던 동그란 밀폐용기를 밥통으로 썼는데, 생각보다 아담하고 사이즈가 괜찮다. 문제는 오늘 집으로 가지고 돌아오는 도중 바닥에 떨어져서 와장창~ 사망하셨다. 최근 나이를 먹으면서 가장 느껴지는 둔한 증상이 뭔가를 자주 떨어뜨리고 손아귀에 힘이 부족해짐을 느낀다. 물론 음식을 먹을 때 더 자주 흘린다. 이전에는 느껴보지 못했던 둔해지는 감각이라, 이야.. 정말 나이를 먹었구나 하고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하는 행동이 더 천천히와 의식적으로 하고 힘을 주는 행동들이다. 어릴때는 머리에서 해 라고 아니면 하던거잔아 라는 것들은 그냥 되었는데, 나이 먹으면서는 그런 행동이 머리의 생각과 같이 연결이 잘 안되는 느낌이다.
출근하고 퇴근할 때마다 이리저리 포즈를 취해 보는데, 내가 나를 사진으로 기록으로 남기면서 할 수 있는 작은 시간과 순간이다.
뭔가 엄청 멋진 것들을 원하는 건 아니여서, 안되면 안되는대로 잘되면 잘 되는대로 남았으면 한다.
남는건 사진뿐이다. 디지털의 내 기록이 나도 모르는 나의 과거로서 회상할 수 있게 도와줄 것 같다. 물론 몇년이 흐른뒤에 다시 내 과거 모습을 보면서 생각하게 되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