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4년 4월 7일, 월요일.
지금으로부터 딱 11년 전, 내가 찍은 고양이 사진이 이메일에서 나왔다.
하늘이라는 이름을 가진 우리 집 고양이. 그때는 아직 손바닥만 한 아기였다.
사실, 하늘이는 내가 키우려고 데려온 아이가 아니었다.
동생이 “나 고양이 키울래!” 하고는 충동적으로 데려온 길고양이였다.
문제는… 동생은 고양이를 안 돌봤다. 정말 안 돌봤다.
그래서 내가 키우기 시작했다. 어느 순간부터 자연스럽게.
그런데 처음부터 순탄하지 않았다.
하늘이가 너무 아팠다. 살 수 있을까 싶은 정도로.
병원에 데려갔더니 수의사 선생님이 말했다.
“살 확률이 낮습니다.”
그 말이 아직도 생생하다.
근데 포기할 수 없었다.
인터넷에서 주사기 사고, 갈은 사료 물에 타서 먹이고
약도 억지로 먹이고, 하루 종일 간호했다.
그렇게 하늘이도 살고 싶었는지, 아니면 내 정성이 통했는지
기적처럼 살아났다.
중성화 수술을 하러 다시 갔을 때
수의사가 말했다. “어떻게 살리셨어요?”
그 말이 또 심장을 툭 쳤다.
아, 이건 인연이구나. 그렇게 하늘이와의 진짜 시작이었다.
하지만 좋은 기억만 있던 건 아니다.
분리불안이 심해서 혼자 두면 울고,
시끄럽다고 입양 보내려다 고양이 울음소리에 차 돌려 돌아온 적도 있고
산책하다가 놓쳐서 동생이 아니라 내가 찾아온 적도 있었다.
그렇게 웃긴 듯, 슬픈 듯한 추억이 쌓이고
하늘이는 지금 부모님 댁에서 잘 살고 있다.
가끔 그런 생각이 든다.
생명을 키운다는 건 엄청난 책임이고 노력이 필요한 일이라는 것.
하지만 동시에 다시 하라고 하면, 자신이 없다.
하늘이 이후로는 다시 고양이를 키우긴 어렵겠다는 게 솔직한 내 마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예전 사진을 다시 보며
하늘이의 아기 시절을 떠올리다 보면
가슴 한 켠이 따뜻해진다.
사랑이라는 감정은 결국
이런 시간 속에서 자라는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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